"장난 아닙니다"…웃음·눈물 가득 '골때녀', 각본 없는 진짜 드라마 (종합)

"장난 아닙니다." '골 때리는 그녀들'이 축구에 '장난 아닌' 열정을 불태우고 있다. 축구 연습으로 일상이 달라졌다는 '골 때리는 그녀들'은 축구로 각본 없는 드라마를 써나갈 예정이다.

SBS 새 예능프로그램 '골 때리는 그녀들' 제작발표회가 16일 오후 온라인으로 진행됐다. 안혜경이 MC를 맡았고, 1부 현장에는 김병지 황선홍 이천수 최진철 최용수, 2부에는 한채아 김민경 박선영 한혜진 최여진 에바가 참석했다.

지난 설 특집으로 선보였던 '골 때리는 그녀들'은 새로운 선수, 감독들을 영입해 6팀으로 프로그램을 재정비했다. 김병지가 이끄는 국대패밀리, 황선홍의 개벤저스, 이천수가 맡은 불나방, 최용수가 새롭게 합류한 구척장신에 이어 최진철이 사령탑을 맡은 외국인 선수들 중심의 월드클라스, 이영표 감독과 배우들이 호흡을 맞추는 액셔니스타가 새롭게 출사표를 던졌다.

이번에 합류한 최용수는 "파일럿 때도 제안을 받았엇는데 수술을 앞두고 있어서 합류하지 못 했었다. 방송을 보니까 선수들의 투지가 대단해서 나도 함께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라. 스스로 즐겁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이 있었다"며 출연을 결정하게 된 이유를 밝혔다. 합류한 후 더욱 놀랐다는 최용수는 "각 분야에서 이미 최고의 길을 걸어온 진정한 프로들이다. 그래서 개인이 아닌 팀 스포츠를 통해서 보여주는 시너지 효과가 클 것으로 보인다"며 선수들을 칭찬했다. 더불어 우승 트로피를 향한 욕심도 내비쳤다.

이미 '골 때리는 그녀들'을 겪은 감독이든 새롭게 합류한 감독이든 이들이 입을 모아 극찬한 것은 프로 선수 못지 않은 축구를 향한 열정이다. 황선홍은 "열정만큼은 놀랄 정도로 진중하다"며 "운동장에서 열정적인 모습들이 감동적"이라고 설명했다. 열정이 가득한 만큼 승부에 대한 욕망도 클 터. 김병지는 "우리 선수들은 골 넣으면 너무 기뻐하고, 지면 운동장 구석에서 울고 있다. 그 감정의 기복이 너무 왔다갔다 하니까 감독으로서 안절부절못한다"며 "열정, 환희와 좌절을 모두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관전 포인트를 짚었다.

다만 실력은 아직 향상 중이다. 이천수는 "감독들이 다 잘하는 선수들만 지도를 하다가 이제 0부터 시작하는, 못하는 선수들을 지도하는 게 참 재밌다. 그런데 다들 진지하다. 못하지만 진지하고 멋있다"며 "그런 모습들에 빠져들게 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치열한 승부가 예고된 정규 리그를 치르는 만큼, 감독들 사이에는 신경전도 뜨거웠다. 최용수는 "파일럿 당시에 최진철 감독이 우리 팀의 한혜진 선수를 수비수로 세웠더라. 최진철 감독이 감이 좀 떨어진 것 같다. 나는 한혜진을 전방 스트라이커로 포지션 이동을 시켰다"며 "설날 때처럼 무기력한 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혀 이목을 끌었다. 뿐만 아니라 감독들은 한혜진, 오나미, 한채아 등 각 팀의 에이스들에 대한 칭찬을 빼놓지 않았고, 파일럿 당시 실력이 돋보였던 FC 불나방의 박선영을 경계하기도 했다.

자타공인 에이스인 박선영은 "남들보다 빨리 뛴 것뿐인데, 편집으로 잘 만들어주신 것 같다"며 겸손하게 이야기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다들 박선영을 잡겠다는 인터뷰를 하셨다고 들어서 몸을 만들어야겠다고 다짐했다. PT를 정말 열심히 받았다. 근육이 약간 더 붙었다"고 말해 더욱 기대를 모았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축구를 처음 해보게 된 대부분의 선수들은 한창 축구의 재미에 빠져있다. 연습을 하다 발톱이 빠지기도 했던 한혜진은 "파일럿 이후 두 달 동안 모델들의 일상이 축구를 중심으로 돌아가고 있다. A매치만 보다가 요즘은 K리그 경기도 본다. 축구 때문에 엉망이 됐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최여진 역시 "이렇게 재미있는 걸 남자들만 했나 싶어서 화가 나더라. 제가 평소에 비싼 스포츠만 해왔는데 공 하나만 있으면 돈도 안 든다"면서도 "축구 용품을 계속 사고 있다"고 유쾌하게 축구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박선영 역시 "축구를 좋아하는데 할 곳이 없었다. 조기축구를 나가봤더니 여자는 다친다고 못 뛰게 하더라. 너무 좋은 기회로 프로그램에 합류하게 됐다"며 "불나방 팀은 다들 싱글이라 연습장에 나오면 집에 가지를 않는다"고 밝혀 열정을 엿보게 했다.

선수들은 팀이 하나가 되어 가는 과정에서 만들어지는 재미를 예고하기도 했다. 최여진은 "다같이 땀을 흘리면서 함께 하는 매력이 있더라. 가까워지고 하나가 되는 느낌이 들었다. 뛰다 보면 퀴퀴한 냄새도 난다"고 단단해진 팀워크를 이야기했다. 이어 김민경은 "내가 잠시 쉬면 모두가 더 힘든 상황이 되더라. 내가 이 팀에 피해를 끼치면 안 된다는 생각이 들어서 평소보다 더 열심히 하게 되는 것 같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이밖에 팀마다 강한 개성도 재미 요소가 될 전망이다. 외국인 선수들로 팀을 꾸린 FC 월드클라스의 주장 에바는 "문화 차이가 조금 있는 것 같다. 한국팀이면 감독님 말씀에 알겠다고 하는데, 우리는 '왜요? 싫은데요?'라고 말할 때도 있다. 감독님과도 친구처럼 지낸다"며 자유분방한 팀의 분위기를 이야기해 또 다른 재미를 기대하게 했다.

선수들은 '골 때리는 그녀들'의 경기가 각본 없는 드라마라고 입을 모았다. 우승을 향한 열망을 품은 모든 선수들과 감독들이 축구공으로 써나갈 그 각본 없는, 진정성 가득한 드라마는 어떤 재미와 감동을 선사할 지 귀추가 주목된다.

YTN star 오지원 기자 (bluejiwon@ytnplus.co.kr)
[사진제공 = SBS]